인천시 반려해변을 입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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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4-09-09 23:00본문
지난 9월 30일 오후 3시30분. 을왕리 선녀바위해수욕장에 성인남녀 56명이 모였다. 1km가 채 안되는 해변에서 한 시간 남짓의 정화활동으로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1톤이 훌쩍 넘었다. 각종 생활 폐기물을 비롯해 폐어구와 폐건설자재, 스티로폼 상자와 나무판자 등 1,480kg의 쓰레기가 대형 마대에 담겨졌다.
반려해변 사업으로 중구 을왕리 해변과 연을 맺은 서울시설관리공단 임직원은 한 시간의 정화활동에 수거한 적지 않은 쓰레기 양과 여전히 해변에 방치돼 있는 다양한 쓰레기에 놀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반려해변 제도란 자발적으로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으로 단체, 기업, 학교 등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정부 주도 해양쓰레기 수거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해양쓰레기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9월 제주 지역 3개 해변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년 만에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됐으며 10월 13일 현재 전국 61개 해변에서 80개 기관이 반려해변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2021년 8월 17일 CJ제일제당이 최초로 마시안해변을 입양한 이후 같은 해 10월 (사)해양생태보존회와 고프로 다이브가 각각 드무리해변과 농어바위해변과 연을 맺으며 3개 기업이 3개의 인천해변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2021년 3개였던 반려해변 가입 기업은 올해 12개로 4배가 늘었으며 각 기업이 지정·관리하는 해변도 7개로 증가했다.
인천지역 반려해변은 중구의 마시안해변·용유해변·을왕리해변·왕산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과 옹진군의 드무리해변·농어바위해변 등 약 7.2km에 달하고, 강화도 황청항, 민머루 해변, 보문선착장, 옹진군 선재도 사메기 해변 등도 참여단체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올해 12개 기관이 참여한 반려해변 정화사업을 통해 수거한 해양 쓰레기의 양이 10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해양정화사업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수거한 전체 해양쓰레기의 양(3,200톤)에 비하면 많지 않은 양이지만 특정 해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해양쓰레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사용자가 함께 고민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14,962km에 이르는 긴 해안선과 다수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인천은 100여 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 관리하는 해안가만 1,066km다.
시민과 민간단체 공공기관 등이 구석구석 해안가 쓰레기 수거에 힘을모으고 있지만 긴 해안선과 유입경로가 다양한 해양쓰레기의 특성상 행졍기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으로 단체·기업·학교의 보다 적극적인 반려 해변 입양과 관심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는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해변 입간판 설치, 우수 기업 표창 및 홍보, 친해양환경기업 인증 등의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발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반려 해변’ 제도는 기존 민간 참여방식의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과구별되는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반려 해변’ 참가자들은 지정된 구간의 해변 쓰레기를 2년 동안 관리하며 수거한 쓰레기 정보를 지침에 따라 기록해 국가 해변 쓰레기 관리정책 수립 및 집행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해변 쓰레기 종류와 유입 경로 등 해변 쓰레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참여기업은 반려해변에서 연 3회 이상 정화활동을 수행해야 하며 정화활동과 연계 또는 별도로 해양 환경 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캠페인 등)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참여기간 동안 활동 기준을 충족할 경우 연장이 가능하며,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이밖에도 인천시는 △해안·부유 쓰레기 정화사업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조업중 인양쓰레기 수매사업 △바다환경지킴이 지원사업 △해양쓰레기 집하장 설치 △해양쓰레기 집하장 처리 지원 △도서쓰레기 정화운반선 건조지원 △한강쓰레기 처리사업 분담 등 다양한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기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에 올해 14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한편 반려해변 사업은 1986년 미국 텍사스에서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텍사스주의 해변입양제도는 지금까지 54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약 9,700여 톤의 해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는 미국 48개 주로 전파되어 시행되고 있다.